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누에의 방/ 나희덕/ 낭송 이혜정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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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: 그리스도편지 작성일 :작성일 :11-11-23 12:37 조회 : 1,338회 댓글 : 0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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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누에의 방/ 나희덕/ 낭송 이혜정 형광등이 꺼지고 백열등 하나가 앉은뱅이책상 위에 켜지면 아버지는 비로소 우리들의 아버지가 되었다 가리방 긁는 소리가 밤새 들리던 밤 목에 둘렀던 수건을 감아 뜨거운 전구알을 갈던 모습이며 전구 위에 씌웠던 종이갓이 검게 타 들어가던 모습이며 자줏빛으로 죽어 가던 손마디와 팔꿈치를 문지르던 모습이며 내가 반쯤 뜬 눈으로 보고 있었다는 것을 아버지는 알고 계셨을까 그 방을 벗어나고 싶어했다는 것을 글을 쓰고 싶어 하셨지만 글자만을 한 자 한 자 철필로 새겨 넣던 아버지 그러나 고치 속에서 뽑아낸 실로 세상을 향해 긴 글을 쓰고 계셨다는 걸 깨달은 것은 그 후로도 오랜 뒤였다 오늘 밤 내 마음의 형광등 모두 꺼지고 식구들도 잠들고 백열등 하나 오롯하게 빛나는 밤 아버지가 뽑아내던 실 끝이 어느새 내 입에 물려 있어 내 속의 아버지가 나 대신 글을 쓰는 밤 나는 아버지라는 생을 옮겨 쓰는 필경사가 되어 뜨거운 고치 속에 돌아와 앉는다 아무에게도 건네지 못할 긴 편지를 나 역시도 쓰게 되는 것이다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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